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엄청난 경제대국(a tremendous economic behemoth)으로 만들 좋은 기회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이 없고 또 당장 논의할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 국가 중 하나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핵무기를 가진 채로나 지금 가고 있는 길(방식)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북한의 '밝은 미래'를 거듭 약속하면서 비핵화를 압박하며 북핵 합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그는 북한 비핵화를 놓고 미 정보당국이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은 것에 대해 "정보국장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a very good chance that we will make a deal)"라고 말했다. 그는 거듭 "나는 확실히 우리가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2차 정상회담의 합의성사를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정은)를 좋아하고 그와 아주 잘 지낸다"며 "우리는 환상적인 케미스트리(궁합)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몇몇 사람이 본,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서신을 주고받았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것이 우리가 합의할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나는 확실히 우리가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2차 정상회담의 성공을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설명으로 "그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이 러시아, 중국, 한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라며 "나는 부동산 사업가"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사업가로서 입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지정학적 입지상 경제적 번영을 누릴 만한 조건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발표가 오는 5일 밤 열릴 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에서 하거나 혹은 그 직전에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회담 일정은 정해졌지만 아직 말할 수 없다. 국정연설 당일이나 그 직전 (일정이)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나는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며 "우리는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마치 북한과 전쟁을 할 것처럼 보였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지금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억류됐던 인질이 돌아오고 한국전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의 유해가 송환되고 있음을 그 관계 개선의 증거로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이슈에서 '중국 역할론'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 경제는 심각하게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중국은 북한 문제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듯, 중국은 북한과 접하고 있다"며 "중국은 국경을 통해서 (북한산)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북한이 합의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중국과도 거래를 아주 잘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울러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전혀 논의한 적이 없으며 또 논의할 계획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CBS방송과의 인터뷰 중 '한국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 다른 얘기는 한 번도 안 했다"라고 대답했다. 즉 주한미군 철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어쩌면 언젠가는(얘기할지도 모르겠다). 내 말은 누가 알겠느냐는 뜻"이라며 미래의 변화 여지도 남겼다. 그는 "하지만 그곳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이 비용이 아주 많이 든다. 한국에는 4만 명의 미군이 있는데 그것은 비용이 아주 많이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2만 8500명 수준이어서 이 수치는 다소 과장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나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며 "나는 그것을 없애는 것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주한미군 운용에 큰 비용이 들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 조치와 관련해서 주한미군 철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시리아에 이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우리는 세계 경찰이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측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미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린 강연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 "이런 트레이드오프(거래)를 제안하는 어떤 외교적 논의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그것은 전혀 논의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