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이 주휴수당 폐지와 최저임금 차등 적용 등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정부는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측 인사들이 경제인과 소통을 늘려 나가는 측면은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경청하는 시늉만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통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소상공인들과 만났다. 소상공인연합회에 경제부총리가 방문한 것은 2014년 연합회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인건비 상승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홍 부총리에게 하소연을 쏟아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현장의 지불 능력을 뛰어넘는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주휴수당은 최저임금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근로기준법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며 소상공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도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연합회에서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업종별로 차등 적용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 측면에서 볼 때 적용이 어렵다는 점을 (소상공인에)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업종별, 지역별, 규모별, 연령별, 내외국민별 등 5가지에 대해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검토했는데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더라.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소상공인업계는 내수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에 최저임금 급등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장의 상황을 전달했다. 한 참석자는 "이번에 부가가치세 신고를 하는데 지난해 매출이 5~10%는 줄었고 심한 곳은 20%가량 감소한 곳도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소득 보장을 위해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월급 생활자는 실업 시 실업급여가 있고 전직도 하지만 영세자영업자가 폐업했을 때는 별도의 대책이 없다"면서 "사각지대인 영세자영업자를 위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독자적 정책 영역을 마련하고 주요 위원회에 소공연을 참석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홍 부총리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기준 등을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종합적으로 발표하겠다"며 "예타 면제는 지역 균형 개발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다음주나 다다음주에 종합적으로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