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북한 국가주석의 두 번째 부인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붓어머니인 김성애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김성애 사망 관련 동향이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김성애 사망 여부에 대해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내년에 발행하는 정부 문건에는 사망으로 분류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성애는 1924년 12월 29일생이며 평안남도 강서군 출신이다. 김일성의 첫째 부인 김정숙이 1949년 출산 중 숨지자 김 주석의 비서로 일하던 김성애는 1953년 김 주석과 결혼했다.

김성애는 1970년대부터 권력 전반에 등장했다. 1971년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장에 취임하고, 이듬해 최고인민회의 5기 대의원에 선출된 뒤 6·7·8·9기 대의원을 맡았다. 1980년에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일성이 사회주의 국가를 순방할 때 퍼스트레이디 자격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일성의 후계를 두고 김정일과 권력 다툼을 벌이다가 패배하면서 말년에는 은둔의 삶을 살아야 했다. 김일성이 1994년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회담할 때 잠시 등장했으나 그해 김일성 사망 이후 모습을 감췄으며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애가 낳은 2남 1녀는 후계 경쟁에서 밀린 뒤 해외를 떠돌았다. 장남 김평일은 1994년부터 불가리아·핀란드·폴란드 대사를 거쳐 2015년부터는 체코 대사를 맡고 있으며, 북한 귀환은 사실상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 김경진은 남편과 오스트리아에서 근무 중이고, 차남 김영일은 2000년 독일에서 지병으로 45세에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