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가 4주째 이어지면서 시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BBC등 외신들에 따르면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수도 파리 인근의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이번 사태는 프랑스 기업과 경제에 재앙이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 부시장은 "어제 시위는 1주일 전 시위보다 더 많은 피해를 남겼다"며 "시위가 훨씬 더 넓은 장소로 흩어졌고 더 많은 장소가 공격당했다"고 설명했다. 8일 발생한 4차 노란조끼 시위에는 전국적으로 13만6000명이 참가했으며 파리에서만 1만여명이 거리로 나섰다. 이번 시위에는 경찰이 집중 배치되면서 3차 시위(263명)보다 부상자가 줄었지만(118명) 체포된 시위대는 630명에서 122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지 최대 일간지인 르 파리지앵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 50대 이상의 차량이 불탔고 수십 곳의 상점이 약탈당했다. 프랑스소매협회는 7일 집계 결과 1차 노란조끼 시위가 발생한 지난달 17일 이후 지금까지 소매업계에서 10억유로(약 1조288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상점 매출은 위치에 따라 작게는 20%에서 크게는 70% 가까이 급감했다. 르 메르 장관은 지난주 발표에서 최근 시위로 인해 프랑스 내 식당 매출이 20~50% 줄었고 호텔 예약도 15~20%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수아 아슬랭 중소기업연합 회장은 9일 인터뷰에서 노란조끼 시위로 인한 피해가 100억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럽1 방송에 의하면 프랑스 기업 206곳은 지난달 30일 노동부를 찾아 직원들이 시위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수당을 지급하기 어렵다며 지원금을 요청했고 피해 범위는 전국 5000여개 일자리에서 30만시간으로 파악됐다.

유류세 인상 반대로 시작됐던 노란조끼 시위는 회를 거듭할수록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 전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시위대는 마크롱 대통령이 이미 내년 유류세 인상 철폐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40% 인상, 부유세 부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7일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23%로 떨어졌고 응답자의 66%는 노란조끼를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