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가스공사 등 피감기관 기관장의 공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결정해 기관에 손해를 끼친 뒤 제대로된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난데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중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사퇴 종용이 있어왔고 공공기관 기관장들이 사퇴 압박에 못이겨 국감을 앞두고 자리에 물러났을 뿐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아니라고 맞섰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국감이 시작된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오늘 피감대상기관이 12곳인데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5개 기관의 기관장이 공석"이라며 "특히 석유공사 김정래 사장은 국감을 앞두고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어 따져물어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라며 "새정부가 산업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모르겠다. 인사를 늦게하는 부분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아주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찬열 의원도 "국감 직전에 사표를 내고 도망을 가는 공공기업의 기관장이 있어서 대한민국이 이모양으로 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국감 직전에 사표를 냈다고 안나오는 분을 누가 사장으로 앉혀놓은 것인가. 이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최근에 사표를 제출한 기관장 사표는 수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사표를 제출한 기관장들은 사퇴 압력을 받은 뒤 사퇴를 한 것"이라며 "문제가 되고 있는 석유공사 사장도 압력을 받은 뒤 버티다 사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본 질의에서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자원 3사의 투자율 회수가 낮다고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위축되면 안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자원개발 3사는 306억49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도 현재 60억9000만 달러 밖에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투자대비 회수율은 현재까지 22% 수준에 머물렀고, 광물자원공사의 경우는 6%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천문학적 예산 낭비에도 자원개발 3사는 이는 과거 정부의 지침에 따라 발생한 일이라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공공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정 의원은 "자원 3사 뿐 만 아니라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인해 최근 3년간 민간기업의 손실도 8600억원에 달한다"며 "자원펀드가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조성돼 평균 25% 넘게 손해를 봤다.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핑계로 삼았던 에너지 안보는 지난해 기준 125개국 중 72위를 기록했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의원은 "2012년 기준으로 자원 3사의 부실규모가 52조까지 치솟았다"며 "이정도면 투자 실패가 아니라 투자를 빌미로한 사기이자 국민 기만 행위"라고 규정했다.

홍 의원은 또 "노무현 정권 때 이뤄진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시추탐사였다"며 "이명박 정권때 이뤄진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지분투자 형태로 자원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이다. 기업의 상태와 자원 존재 상태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고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한 힘들다"고 각을 세웠다.

이찬열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08년 73.3%에서 지난해 528.9%에 달했다"라며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187만7800만 달러를 투자해 87만9800만 달러를 회수했다. 회수율은 46.9%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자원외교의 성과에 매몰돼 졸속, 부실,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공사의 부채비율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해외광구의 매각 우선순위를 정해 사업성 없는 것들을 조속히 정리하고, 실질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게 내리되 위축되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원 3사가 애국심을 가지고 미래 세대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사업 실패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실시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중 어느 정부가 성공적인지 단순 평가는 어렵다. 새 정부에서 해외자원개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투자금액 대비 회수율을 따지면서 투자 실패를 논하다보니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땅속에 지하광물이 100% 있다고 확신한다면 투자를 안할 사람이 누가 있는가. 도덕적 해이는 막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막으면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