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나서면서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 재건축 분양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여건 개선에 대한 후속절차에 돌입했다고 8일 밝혔다.

국토부 고위관계자는 "현행 투기과열지구를 준용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과도한 분양가에 따른 시장 불안을 막겠다며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요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선호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기존 투기과열지구 등 적용 기준을 준용해서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공공택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의무 적용되지만 민간택지의 경우 적용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다.

주택법에 따르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정량요건은 Δ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 10% 이상 Δ3개월간 거래량 전년대비 3배 이상 Δ직전 3개월 연속 평균 청약경쟁률 20대 1 이상 등이다.

국토부는 분양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주택가격 상승률, 청약경쟁률 등 적용 정량요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기준을 낮춰 고분양가에 따른 시장 불안이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는 지역을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다음달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민간주택 상한제 정량요건 기준을 투기과열지구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투기과열지구 적용 정량요건은 Δ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Δ직전 2개월 해당 지역 청약경쟁률 5대1 이상 또는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 청약률 10대 1 이상 등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낸 이유는 2015년 4월 박근혜 정부가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면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줄줄이 인상시켜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13년 1631만원에서 2016년 2131만원으로 30.5% 상승했다. 강남3구로 좁히면 상승폭은 월등히 높았다. 서초구는 2013년 2195만원에서 4225만원으로, 강남구는 1602만원에서 3916만원으로 각각 92.5%, 144.4% 급등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고분양가로 인한 주택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지역은 필요 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강남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8월 분양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와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의 분양가가 관심이다.

이론적으로는 래미안 포레스트와 신반포 센트럴자이 모두 3.3㎡당 4000만원 후반대 분양이 가능하다. 래미안 포레스트의 경우 지난해 8월 현대건설이 분양한 디에이치아너힐즈(3.3㎡당 4259만원)를,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3.3㎡당 4394만원)를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 분양가가 주변 지역 1년 이내 최고분양가의 110% 이하 조건을 충족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일 경우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4200만~43000만원대 평균 분양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과 시공사가 적정 분양가를 놓고 논의에 들어갔다"며 "고분양가 논란을 피할 수 있으면서 사업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