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의 판매수수료율을 일반에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언급하자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영업기밀에 해당되는 수수료율 공개가 자칫 기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공개대상이 개별 납품기업에 매긴 수수료율인지 평균값인지 역시 불명확해 이에 따른 혼란도 불거지는 모습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 내정자가 31일 수수료율 공개제도를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관련 기업들은 "영업활동 위축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공정위는 2012년부터 백화점과 홈쇼핑 업계에 한해 수수료율을 공개하고 있다. 수수료율 공개 대상을 대형마트 및 오픈마켓, 소셜커머스로 확대한다는 게 김 내정자 방침이다. 김 내정자는 특히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판매수수료율 공개가 필요한 대상으로 지목했다.

김 내정자는 "납품업체에게서 상품을 대부분 직매입하는 대형마트는 수수료율 공개에 따른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반면 오픈마켓 등은 대규모 유통업과 달리 수수료율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을 수수료율 공개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업체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유통업체간 경쟁이 붙으면 납품기업에 대한 과도한 판매수수료 인상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관련 업체들은 제도 도입 검토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영업기밀에 해당되는 수수료율을 전부 공개할 경우 기업간 과당경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던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업체와 납품기업간 불공정거래 행위를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이에 근거한 맞춤형 정책입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오픈마켓 업체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행위 해소라는 정책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수수료율을 일괄 공개하기보다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실태를 먼저 파악해 정책을 순차적으로 입안해 나가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관계자 역시 "자동차 업체에게 모델별 차량 1대를 팔 때 이에 따른 마진을 모두 공개하라는 것과 같다"며 "이는 영업활동 위축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수수료율 공개범위가 납품업체별 계약 전체를 의미하는지 평균값을 말하는지 불명확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해소 방안에 대한 정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밑그림만 나오다보니 관련업계 혼란도 심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