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사업 과정에서 705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66)이 부산지역 유력인사들의 비공식 모임인 ‘부산발전동우회’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회장이 지난 3월 가입한 이 모임의 회원들은 총 33명으로 부산시장, 국정원 지부장, 부산지검장, 부산경찰청장 등 8명의 전·현직 기관장과 A금융, B건설, C철강, D건설 등 지역 유력기업 회장 25명 등이다.

부산발전동우회는 2008년 1월 부산상공회의소 전·현직 회장이 주도해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고, 모임의 간사는 E모 전 부산상공회의소 간부가 맡고 있다.

지난 3월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엘시티 내사에 착수한 시점과 이 회장의 가입시기가 같아 이 회장이 부산발전동우회에 가입한 것이 검찰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가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모임에 엘시티 사업 비리의 핵심인물인 이 회장이 가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해운대 엘시티 비리접수센터장)은 “이런 모임에 이 회장이 들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다”며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의 수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수사에 진척이 없고 변죽만 울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부산지검 공보관은 “황철규 검사장은 지난 12월 부임해 부산발전동우회에 가입했고, 올 초에 한 차례 회원들 상견례 자리에 참석했다”며 “이 모임은 의사와 무관하게 부임과 동시에 당연직으로 가입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황 검사장은 이 회장을 사적으로도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며 “최근 이 회장이 이 모임에 가입한 사실을 알았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부산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는 “이영복과 부산지검장이 같은 모임 회원이라는 점은 엘시티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에 영향을 끼친다고 예상할 수 있다”며 “검찰은 엘시티 비리 수사를 제대로 해야 하며, 전·현직 부산시장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엘시티 사업 과정에서 705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가법상 횡령·사기)로 21일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