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38)는 데뷔 15년 만에 연극 '햄릿 - 더 플레이'의 타이틀롤을 맡아 연극배우로 나섰다.
김강우는 "작품들을 해나가면서 매너리즘에 빠졌죠. (연기를 위한 마음을 다지기 위해) 찾고 싶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연극을 통해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4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연극에 출연하니 기분이 좋다"며 이 같이 밝혔다.
'햄릿 - 더 플레이'는 사실 김강우가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하기 전인 2001년 중앙대 연극영화학과 재학 시절 출연한 학교 작품이 원형이다. 같은 과 연기 전공 선배이자 친분이 있는 김동연(41)이 연출한 '햄릿 - 슬픈 광대의 이야기'다.
그 때 역시 햄릿을 연기했다. 발전됐지만 15년 만에 같은 작품의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셈이다. 이후 김강우 없이 2009년 5일간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 지이선 작가가 합류, 셰익스피어의 원작과 이 작품을 모두 아우르면서 새 작품 '햄릿 - 더 플레이'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 역시 김 연출이 지휘한다.
"벌써 15년이 흘렀네요. 하하. 당시에는 대학생이었죠. 동연이 형이 역시 연출하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다만 당싱에는 금방 이 연극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지금이라도 하게 돼서 다행이에요."
연극계에서는 스스로를 신인이라고 자처했다. "함께 하는 분들이 다 선배에요. '어린 햄릿'을 맡는 아역 배우들도 공연 경력으로 따지면 다 선배입니다.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올해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서 악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하기도 한 김강우는 지적이다. 스타덤에 올린 드라마 '나는 달린다'(2003)에서 가난하지만 헌 책으로 책벽을 만들 만큼 독서광인 주인공을 연기했는데 덧없이 잘 어울렸다는 평을 받았다. '햄릿' 역시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색 또한 멈추지 않는다.
"'나는 달린다'에 출연했을 때가 2003년. ''햄릿 - 슬픈 광대의 이야기'는 2년 전에 출연했죠. 이 드라마를 하면서 공연 때 선보였던 느낌을 많이 차용했어요."
시간이 지난 지금도 같은 걸 떠올릴 수 있을까. "당시가 가장 고민이 많았을 때였어요. 스물 다섯, 스물 여섯 때였는데 많이 어설펐죠. 부족했기도 하고. 하지만 열심히 했어요. 이번 공연을 통해서 '내가 배우로 살아볼까'라는 생각의 시발점을 다시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2011년 데뷔작인 '제7회 여성연출가전 - 햄릿'에서 햄릿을 연기한 김동원(32)이 김강우와 함께 햄릿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주로 박근형 연출이 이끄는 극단 골목길과 작업한 그는 제목 속 '플레이'(놀다라는 뜻의 동사)을 짚으며 "즐겁게 놀고 재미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