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척의 선박을 불법증축·개조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를 감시해야 하는 선박검사원들은 허위로 보고서를 만드는 등 선박검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해양경비안전서(울산 해경)는 27일 브리핑을 통해 불법개조한 어선 83석을 적발하고, 울산시 소재 어선 8척의 선주와 조선소 대표 등 16명을 어선법(8조) 위반 혐의로 입건해 불구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어선법 8조에 따르면 어선을 개조할 경우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지난 4월 울산 해경은 어획물을 많이 실을 욕심으로 불법 개조한 선박이 운항 중이어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첩보를 입수, 수개월 간 특별단속에 나섰다. 여수·완도 소재 조선소 6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이들 조선소에서 2011년부터 올해 초까지 건조돼 전국 13곳(울산·인천·태안·보령·군산·목포·여수·제주·서귀포·통영·창원·포항·동해)에서 운항 중인 불법개조 선박이 83척에 달했다. 울산 해경은 관계자들을 입건 조치했고, 12개 지역 관할 해경서도 선박 소유자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선박 모두 안전문제가 심각했다. 해양수산부 어선검사 지침에는 어선원 복지공간(침실)은 상갑판 용적의 100％, 선미 부력부는 길이의 3m까지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 선박은 복지공간을 300%까지, 선미 부력부는 5m까지 연장하는 수법으로 불법 개조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선박검사원들은 조선소에 가서 선박을 직접 확인하지도 않고 허위로 건조검사보고서를 만들어 불법증축 사실을 감췄다. 울산 해경은 선박안전기술공단 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선박검사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해경에 ‘심사할 선박이 많아 현장에 가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